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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론은 광고주인 대기업에 휘둘릴 수밖에 없을까?
    내 생각 2021. 7. 6. 05:59

     

     

     

    언론은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대중들은 정보를 얻기 위해 언론에게 금전 혹은 무언가를 대가로 지급하고 정보를 얻게 된다. 정보의 대가는 꼭 금전이 아닐 수 있다. 즉, 대중들이 그 언론사의 기사를 본다는 것 자체가 대가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언론은 신문에 달려있는 광고, 혹은 언론사 인터넷 페이지의 광고를 통해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언론사의 기사를 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면 그 언론사가 하는 광고의 효과는 올라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기업들은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기 위해 언론에 돈을 지불하고 싶어 할 것이다. 즉, 사람들이 해당 언론사의 기사를 보는 것 자체가 해당 언론사가 수익을 창출하는 것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혹자는 이런 시스템 하에서는 언론들이 대기업위주의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언론에게 광고비를 지급하는 쪽은 기업이지 대중들이 아니다. 따라서 언론들은 대기업이 싫어하는 기사를 쓸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대기업과 대중의 이익이 상충된다면 언론들은 대기업에게 유리한 기사를 제공할 것이다. 따라서 언론들은 자신들의 주 고객인 대기업 위주의 기사를 작성하게 된다. 이러한 견해를 편의상 '견해 1'이라고 하자.

     

     

     

     

    하지만 견해1은 언론의 수익구조를 잘못 이해한 데에서 비롯된 것이다. 언론들이 광고를 통해 수익을 얻는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언론들이 광고를 통해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독자'가 존재하여야 한다. 자세히 말하자면, 자신들의 광고를 통해 기업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광고가 효과적이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기업들은 그 언론을 통해 광고를 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론의 광고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그 광고를 보는 사람이 많아야 하고 그 광고를 보는 사람이 많기 위해서는 해당 신문사의 구독자가 많아야 한다. 즉 "독자층"이 확보되어야 하는 것이다. '견해 1'은 기업의 수익을 좌지우지하는 것은 대기업이기 때문에 언론사들은 대기업 위주의 기사를 쓴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수익을 좌지우지하는 쪽은 해당 언론사의 "독자들"이다. 이 독자들은 자신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기사를 자신이 구독하고 있는 신문사가 쓰게 된다면 언제든지 구독을 취소할 수 있다. 독자들이 그 신문사의 기사를 보지 않게 된다면 신문사의 광고효과 역시 떨어지게 되고 이는 기업으로부터 받는 광고비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따라서 언론사가 쓰는 기사에 종국적인 영향을 주는 쪽은 대기업이 아니라 독자들이다. 이것이 내 주장이고 이러한 견해를 '견해2'라고 지칭하자.

     

     

     

    견해 2에 관해서는 이러한 반박이 가능하다. 즉, 기업이 실제로 원하는 것은 광고를 통한 제품 홍보가 아니고 광고비는 사실상 뇌물에 가깝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기업은 광고비라는 명목의 뇌물을 언론에 지급하고 언론은 기업이 원하는 기사를 써주는 것이다. 기업은 자신들의 제품 홍보를 언론사를 통해 할 생각이 없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자신들이 원하는 기사를 언론사가 쓰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는 실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언론사에는 보수성향으로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가 있고 진보성향으로는 한겨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가 있다. 만약 위 견해가 타당하다면 왜 한겨레,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는 대기업의 정서와 반대되는 기사들을 쓰는가? 이들도 언론사라면 대기업의 광고비를 통해 수익을 얻을 것이고 이를 통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왜 이들은 대기업이 불편해하는 기사들을 생산하는 것일까?

    이들이 대기업이 싫어하는 기사를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겨례, 경향신문, 오마이뉴스를 구독하는 독자들은 진보성향이기 때문이다. 진보성향의 독자층을 가진 언론사가 대기업 위주의 기사만을 쓴다면 이들의 기사를 읽던 독자들은 구독을 취소하고 다른 신문사를 물색할 것이다. 이는 신문의 구독수익의 하락과 함께 신문 광고의 효과가 떨어지게 만들기 때문에 언론에게는 큰 타격이다. 따라서 이들은 그들의 독자층들이 원하는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 즉, '견해 2'에 따라 언론사들의 행위를 설명하게 되면 한겨례, 경향신문 등 같은 진보성향 언론뿐만 아니라 보수성향의 언론들의 행위 역시 잘 설명된다.

     

     

     

     

     

    그렇다면 견해2를 전제로 우리나라 기자들은 왜 '기레기'라고 불리게 되었는지, 우리나라 언론사는 왜 신뢰를 잃었는지 살펴보자.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것 역시 '독자들' 때문이다. 언론들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고, 정보를 왜곡하는 이유는 대기업과 기득권에 유리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그 언론사의 기사를 읽는 독자들이 그런 정보를 "원했기" 때문이다.

    일례로 조국 전 장관의 사모펀드 관련 의혹을 살펴보자. 보수성향 언론사들의 독자들은 조국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따라서 이들은 조국 전 장관의 의혹이 사실인 경우를 선호한다. 반면 진보성향 언론사들의 독자들은 조국 전 장관이 법무부 장관이 되는 것을 원했으므로 조국 전 장관의 의혹이 사실이 아닌 경우를 선호한다. 상술하였듯이 언론사가 어떤 기사를 쓸지 여부는 독자들이 결정한다. 따라서 보수성향 언론사들은 "진실과는 상관없이" 조국 전 장관에 관련한 의혹이 사실인 듯이 보도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 정보를 왜곡하는 등의 부정한 방법을 저지를 수도 있다. 이러한 기사를 생산하는 것이 그들의 수익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진보성향 언론사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이들 역시 "진실과는 상관없이" 조국 전 장관에 관련된 의혹들이 사실이 아닌 듯이 보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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