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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흑형"이라는 표현은 인종차별적 표현일까?
    정치 2021. 5. 28. 22:35

     

    1. "흑형"이라는 표현은 '흑인'이라는 단어와 '형'의 합성어이다. '흑형'이 인종차별이라면 분해한 단어인 '흑인'이나 '형'이라는 단어에 인종차별적 요소, 혹은 비하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두 단어 모두에 그런 의미는 담겨있지 않다. 흑인이라는 단어는 그저 피부가 까만 인종을 지칭하는 단어라는 것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그렇다면 "형"은 비하의 의미인가?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형'이라는 단어를 비하의 의미로 쓰지 않는다. 친근한 사람을 부를 때, 혹은 좋아하는 사람을 부를 때 '형'을 붙인다. 

     

    2. 그러나 혹자는 "인종을 지칭하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라고 주장한다. 즉, 그 사람 자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의 인종을 지칭하는 것이 무례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견에는 일부 동의한다. 개인으로서의 흑인을 지칭할 때 그 사람의 이름이나 일반적 대명사가 아닌 '흑형'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례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샘오취리 개인을 지칭하면서 "야, 흑형"이라고 부르는 것은 무례하다. 역으로 외국인이 우리를 부를 때 "거기, 동양인"이라고 부르는 것 역시 무례하다. 하지만 우리가 이를 무례하다고 느끼는 것은 "흑형"이라는 단어 자체가 인종차별적 의미를 띠기 때문이 아니고, 그 사람을 개인으로 보지 않고 집단으로 보는 것이 무례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우리는 어떤 사람을 부를 때 그 사람 개인을 지칭하면서 부르는 것이 아니라, "거기 남자"라거나 "거기 여자"라는 식의 그 사람이 속한 집단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 무례하다고 느낀다. 이런 태도는 개인의 특수성을 무시하고 개인을 집단으로 치환해버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태도를 무례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남자"라는 표현 자체가 혐오표현인 것은 아니다. 따라서 "흑형"은 잘못된 표현이 아니다. 잘못된 것은 '흑형'이 아니라 '사람을 개인으로 보지 않고 집단으로 보는 것'이 잘못된 것이다. 

     

    정리하자면, 개인으로서의 흑인을 부를 때 "흑형"이라는 표현은 무례하다. 하지만 이는 인종차별이라기 보다는 무례한 것이고 무례한 이유 역시 "흑형"이라는 표현 때문인 것은 아니다. 반면에, 집단으로서의 흑인을 부를 때 "흑형"이라고 부르는 것은 오히려 권장되어야 한다. 단일민족인 우리나라의 특성상 외국인에게 적대적인 경우가 많은데, 흑인을 보고 "흑형"이라고 하는 것은 우리나라의 외국인에 대한 적대감이 낮아졌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즉, 좋은 신호인 것이다.

     

     

    3. 그리고, "흑형"이라는 표현이 인종차별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은(예컨대 샘 오취리) 그들 스스로가 무례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형"이라는 표현은 아름다운 우리말이다. 친근하고 좋아하는 사람에게 "형"이라는 표현을 붙인다. 따라서 그들은 "흑형"이 인종차별적 표현이라고 주장하면서 동시에 아름다운 우리말을 모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말의 의미는 우리가 정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좋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단어를 외국인이 멋대로 다른 의미로 규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샘 오취리 같은 사람들의 주장은 인종차별이라는 무기를 가지고 우리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침략하는 것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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